도연명(陶淵明, 365-427)은 중국 동진(東晉) 시대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문학가로, 자연과 은둔 생활을 표현한 시로 유명하다. 본명은 도잠(陶潛)이지만, 후대에는 도연명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중국 문학사에서 자연시의 대가로 평가된다.
도연명의 음주는 총 20수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시는 술과 자연 속에서의 평화로운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 자연과의 합일: 술을 마시며 산과 들에서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인간과 자연이 하나 되는 이상적인 삶을 표현하고자 함
- 세속에서의 탈피: 술을 마시는 행위를 통해 관직과 명예, 재물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며, 세속적인 번뇌와 갈등을 술로 잊고, 자연 속에서 진정한 평화를 얻고자 함
- 자아 성찰과 철학적 사유: 술을 마시는 중에도 그는 인생의 무상함, 존재의 의미, 그리고 철학적 사유가 담겨있으며, 이는 단순한 쾌락적 음주가 아닌, 깊은 내면적 성찰의 수단으로서의 음주를 의미함.
飮酒(마실 음,술 주) 其一
衰榮無定在(쇠토할쇠,영화로울영,없을무,정할정,있을재)
가난과 부귀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며
彼此更共之(저피,이차,다시갱,함께공,갈지)
서로가 다시 바뀌어 가고
邵生瓜田中(성소,날생,오이과,밭전,가운데중)
오이 밭을 갈며 사는 소평이
*소평: 진나라 귀족(작호:동릉후)이였으나 몰락하여 참외농사를 지었음
寧似東陵時(어찌녕,같을사,동녘동,언덕릉,때시)
귀족(동릉후)이였다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
寒署有代射(찰한,마을서,있을유,대신할대,쏠사)
추위와 더위가 계절에 따라 바뀌 듯
人道每如玆(사람인,길도,늘매,같을여,이자)
인간의 삶도 늘 이와 같다.
達人解其會(통달할달,사람인,풀해,그기,모일회)
통달한 사람은 그 이치를 알아
逝將不復疑(갈서,장차장,아니불,다시부,의심할의)
살아가면서 다시 미혹되지 않는다네
忽與一樽酒(문득홀,더불여,하나일,술통준,술주)
갑자기 한 동이의 술이 생겼고
日夕歡相持(날일,저녁석,기쁠환,서로상,가질지)
해도 저물어가니 즐겁게 술이나 마시세
飮酒(마실 음,술 주) 其五
結廬在人境(맺을 결,농막집 려,있을 재, 사람 인,경계 경)
집을 지어 사람들 속에 있으나
而無車馬喧(말이을 이,없을 무,수레 거,말 마,시끄러울 훤)
수레와 말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는구나
問君何能爾(물을 문,그대 군,어찌 하,능할 능,그러할 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물으면
心遠地自偏(마음 심,멀 원,땅 지,스스로 자,치우칠 편)
마음이 멀어지면 사는 곳도 저절로 멀어진다네
採菊東籬下(캘 채,국화 국,동녘 동,울타리 리,아래 하)
동쪽 담 아래의 국화를 꺾어 들고
悠然見南山(멀 유,그럴 연,볼 견,남녘 남,산 산)
멀리 남산을 바라보니
山氣日夕佳(산 산,기운 기,날 일,저녘 석,아름다울 가)
산기운은 해질녘에 아름답고
飛鳥相與還(날 비,새 조,서로 상,더불 여,돌아갈 환)
나는 새들은 함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구나
此中有真意(이 차,가운데 중,있을 유,참 진,뜻 의)
이 속에 참다운 진리가 있으니
欲辨已忘言(하고자할 욕,분별할 변,이미 이,잊을 망,말씀 언)
말로 표현하고자 하나 이미 말을 잃어 버리고 말았다네
十三
有客常同止(있을유,손님객,항상상,같을동,머무를지)
다른 사람과 항상 같이 머무르나
取舍邈異境(가질취,버릴사,멀막,다를이,경계경)
취하고 버림에 있어 서로 다르구나
一士長獨醉(하나일,남자사,길장,홀로독,취할취)
한사람은 늘 취해 있고
一夫終年醒(하나일,사내부,끝종,해년,깰성)
한사람은 항상 깨어 있다.
醒醉還相笑(깰성,취할취,돌아올환,서로상,웃음소)
서로를 바라보며 비웃기만 하고
發言各不領(일어날발,말씀언,제각기각,아니불,알아차릴령)
말을 하나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規規一何愚(법규,법규,하나일,어찌하,어리석을우)
규칙에만 얽매인다면 얼마나 어리석은가
兀傲差若穎(우뚝할올,거만할오,다를차,같을약,이삭영)
오히려 취해서 잘난체하고 거만한자가 뛰어난 것 같아 보이네
寄言酣中客(부칠기,말씀언,취할감,가운데중,손님객)
취한 그대에게 한마디를 전하면
日沒燭當秉(날일,빠질몰,촛불촉,마땅당,잡을병)
해가 졌으니 불이나 밝히고 마시게
'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연명 잡시(雜詩) (0) | 2024.08.22 |
---|---|
도연명 귀거래사 (1) | 2024.08.19 |
12연기를 생각하며 (0) | 2024.08.15 |
채근담(菜根譚)을 읽으며 (0) | 2024.08.13 |
사마천 ‘사기’를 쓴 이유를 설명한 편지글에서 (0) | 2024.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