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선시(禪詩)를 보다가

오대를 거닐며... 2024. 9. 18. 15:29

나옹선사(懶翁禪師, 1320-1376)

靑山見我無言以生(푸를청,산산,볼견,나아,없을무,말씀언,써이,날생)

푸른 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見我無塵以生(푸를창,빌공,볼견,나아,없을무,티끌진,써이,날생)

푸른 하늘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解脫嗔怒解脫貪慾(풀해,벗을탈,성낼진,성낼노,풀해,벗을탈,탐할탐,욕심욕)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如山如水生涯以去(같을여,산산,같을여,물수,날생,물가애,써이,갈거)

산같이 물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靑山兮要我以無語(푸를청,산산,어조사혜,구할요,나아,써이,없을무,말씀어)

푸른 산은 나에게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푸를창,빌공,어조사혜,구할요,나아,써이,없을무,때구)

푸른 하늘은 나에게 티없이 살라하네

聊無怒而無惜兮(의지할료,없을무,성낼노,말이을이,없을무,아깔석,어조사혜)

성냄도 내려놓고 탐욕도 내려놓고

如水如風而終我(같을여,물수,같을여,바람풍,말이을이,마칠종,나아)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서산대사(西山大師, 1520~1604) ?

踏雪野中去(밟을답,눈설,들야,가운데중,갈거)

눈 덮인 길을 걸어갈 때

不須胡亂行(아니불,모름지기수,오랑캐호,어지러울란,갈행)

어지러이 가지 말아라

今日我行跡(이제금,날일,나아,다닐행,자취적)

오늘 내가 걸어간 자국은

遂作後人程(따를수,지을작,뒤후,사람인,길정)

뒷 사람이 따르는 이정표가 되리니

 

진묵대사(震默大師, 1562~1633)

天衾地席山爲枕(하늘천,이불금,땅지,자리석,산산,할위,베개침)

하늘을 이불로, 땅을 자리로, 산을 베게로 삼고

月燭雲屛海作樽(달월,촛불촉,구름운,병풍병,바다해,지을작,술통준)

달을 촛불로, 구름은 병풍으로, 바다는 술통으로 만들어

大醉居然仍起舞(클대,취할취,살거,그럴연,인할잉,일어날기,춤출무)

크게 취해 일어나 춤을 추니

却嫌長袖掛崑崙(물리칠각,싫어할혐,길장,소매수,걸괘,산이름곤,산이름륜)

긴 소매가 산에 걸릴까 걱정이구나

 

성철스님(性徹, 1912~1993)

-출가시

彌天大業紅爐雪(두루미,하늘천,큰대,일업,붉을홍,화로로,눈설)

하늘에 가득한 큰일들도 붉은 화로의 눈송이요

跨海雄基赫日露(넘을과,바다해,수컷웅,터기,빛날혁,날일,이슬로)

바다에 넘치는 큰 기틀도 햇빛 속의 이슬이로다

誰人甘死片詩夢(누구수,사람인,달감,죽을사,조각편,시시,꿈몽)

누가 잠깐의 꿈속 세상에서 살다가 기꺼이 죽어가겠는가

超然獨步萬古眞(뛰어넘을초,그럴연,홀로독,걸음보,일만만,옛고,참진)

초연히 만고의 진리를 향해 홀로 걸어가리라

 

-오도송

黃河西流崑崙頂(누를황,물하,서녘서,흐를류,산이름곤,산이름륜,꼭대기정)

황화의 물은 곤륜산 정상으로 흐르고

日月無光大地沈(날일,달월,없을무,빛광,클대,땅지,잠길침)

해와 달은 빛을 잃고 땅은 가라않았구나

遽然一笑回首立(급히 거,그럴연,하나일,웃음소,돌회,머리수,설립)

문득 한번 웃고 고개를 돌려보니

靑山依舊白雲中(푸를청,산산,의지할의,옛구,흰백,구름운,가운데중)

푸른 산은 예대로 흰구름 가운데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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